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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과 인문학의 만남


세계일보
문학평론가 하응백 ‘소리 여행’ 강좌 / 민요로 한민족 사상·철학 쉽게 풀어 지난달 서울 종로구 창덕궁소극장 목요일 저녁, ‘하응백의 인문학과 함께하는 소리 여행’ 강좌에서 문학평론가 하응백(56·사진)씨가 30여명의 청중을 앞에 두고 꿈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인문학을 동원해 국악을 쉽게 해설한다는 취지로 진행 중인 7번째 강연 ‘조선 건국과 건드렁타령/ 정도전의 한양 건설과 한양팔경’에서 동서양의 꿈 이야기가 어떻게 국악과 연결되는지, 청중은 흥미롭게 그의 논리 전개를 따라갔다.
“이스라엘 민족에게 가나안 땅은 집단적인 꿈이었죠. 영국 작가 토머스 모어가 쓴 ‘유토피아’라는 책에 등장하는, 여섯 시간만 일하고 노는 ‘어디에도 없는 땅’이라는 의미의 유토피아는 서양의 꿈이 되었습니다.
중국에서는 도연명의 ‘도화원기’에 나오는 무릉도원이 오랜 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우리는 어땠을까요?” 하응백은 이어 신라시대 ‘불국사’와 ‘석굴암’이 지니는 불국토의 꿈, 고려시대에 평화를 기원했던 ‘팔만대장경’의 꿈, 조선시대에 이르러 안평대군이 완성했던 ‘몽유도원도’에 담긴 집단의 꿈을 상세하게 설명해 나가다가 조선시대 경기민요 ‘건드렁타령’에 이르렀다.
강연 시작에 앞서 이윤경 경기 명창이 무대에서 선보였던 노래다.
“왕십리 처녀는 풋나물 장사로 나간다지/ 고비 고사리 두릅나물 용문산채를 사시래요/ 누각골 처녀는 쌈지 장사로 나간다지/ …모화관 처녀는 갈매장수로 나간다지/ …애오개 처녀는 망건장수로 나간다지/ …광주분원 처녀는 사기장수로 나간다지/ …경기안성 처녀는 유기장수로 나간다지” 이 민요는 한양의 전문상가를 노래하는 내용으로 정도전을 비롯한 조선 건국세력이 피와 땀으로 이룬 공간의 역사적 배경을 제대로 알고 나면 훨씬 의미심장하게 들리는 노래라는 해석이다.
정도전은 조선 건국 7년 후 한양의 팔경(八景)을 묘사하는 시를 지어 바쳤고, 왕은 여기에 그림을 그리게 하여 병풍을 만들어 신하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정도전의 꿈이 ‘건드렁타령’과 접속된 것이다.
대중과 유리된 국악 사설을 쉽게 해설한 ‘창악집성’을 펴내면서 국악과 본격적인 인연을 맺어온 하응백은 “국악을 좀 더 의미 있게 풀이하면 인문학과 국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서 이 강좌를 시작했다”고 밝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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